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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 고등수학과 KMO의 관계 (부제: KMO는 꼭 해야 하는가?)

 

 

이번 글은 고등수학 상, 하를 마치고 나서, 

KMO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선행 or 영재고 입시대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KMO는 고등수학 상, 하 + 중등 기하의 극심화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실력정석과 쎈 B난이도의 차이 = KMO 와 실력정석의 차이 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KMO에서 새로운 이론을 배우기는 하지만, 그 비율은 크지 않습니다. 수2, 미적분 처럼 아예 새로운 개념을 배우는 것이 아닌, KMO는 기존에 배웠던 것들을 확장해서 이해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KMO를 하지 않으면 고등수학 상, 하 + 중등 기하를 깊게 이해하고 넘어가는게 쉽지 않습니다. KMO 상이 필요해서도 아니고, 새로운 이론을 배워야해서도 아닙니다. 꼭 알아야 하는 내용들을 확실히 알고 가기 위해 KMO가 필요합니다.

 

 

1. KMO를 할지 말지 고민하게 되는 이유

 

많은 학부모님들이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학부모님들은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인 로드맵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KMO라는 1년짜리 공부는 자칫하면 큰 시간낭비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됩니다. KMO가 어떤 공부인지 모르기 때문에 더 걱정할 수 밖에 없죠. 잘 따라가면 다행인데, 괜히 시켰다가 못 따라 가거나, 공부에 흥미를 잃을까봐도 걱정되구요. 영재고 입시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야기, KMO 할 시간에 선행하는게 낫다는 얘기들도 종종 듣게 됩니다. 

 

또, 안 시키기에는 영재고 입시에 합격한 학생들 대부분이 KMO를 경험했습니다. KMO를 경험한 친구들이 영재고 합격률이 높고, 합격 후에도 내신 성적이 높은 편입니다. 과학고, 자사고에 갔을 때도 KMO 경험한 친구들이 내신 성적이 확실히 좋습니다.

 

절대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학생의 학년과 진도, 그리고 목표가 어디인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하지만 영재고, 과학고를 목표로 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KMO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KMO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앞서, 중등수학, 고등수학 상, 하에 관한 얘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2. 기초 공사가 튼튼해야 그 위에 높이 쌓는게 가능합니다.

고등수학 상, 하는 앞으로 공부할 수학 공부의 대들보(기초공사) 입니다. 대들보가 튼튼해야 지붕이 무너지지 않겠죠. 고등수학 상, 하에서는 방정식, 부등식, 함수, 경우의 수를 배우게 되고, 그 위에 수1, 수2, 미적분 내용을 쌓거나, 영재고 입시 문제도 풀게 됩니다. 

 

고등수학 상, 하 과정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수능 고득점자들도 다들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고등수학 상, 하는 심지어 수능에는 포함되지도 않는 범위인데 말이죠. (수능에는 수1, 수2이 필수 과목, 미적분은 선택과목으로 포함됩니다.)

 

기초공사를 대충하고 수학에 성공하는 건 거의 불가능 합니다. 기초공사가 튼튼해야 더 높이 쌓을 수 있고, 높이 쌓아야 어려운 문제도 잘 풀고, 높은 목표를 이룰 수 있겠죠.

 

 

3. 중등 수학 -> 고등수학 상, 하로 이어지는 기초 공사

우리는 중등수학에서 방정식, 부등식, 함수에 대해서 처음 배웁니다. 뼈대를 만드는 공사인거죠. 이 때는 생소한 개념을 처음 배우다보니 깊이 있게 이해하는게 불가능 합니다. 각 개념이 뭔지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자주 나오는 문제 공식과 유형만 외워서 푸는 정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화 문제를 풀더라도, 그 유형을 푸는 방법을 외워서 푸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 보는 유형,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는 응용할 수가 없습니다.

고등 수학 상, 하 과정에서는 방정식, 부등식, 함수의 관계에 대해서 배웁니다. 주어진 식을 방정식으로도, 부등식으로도, 함수로도 접근할 수 있어야 됩니다. 방정식-부등식-함수의 개념이 연결되면서 수학의 기초공사가 끝납니다. 이렇게 기초공사가 잘 끝나고 나면, 그 뒤에 배울 수1, 수2, 미적분도 쉽게 쌓을 수 있습니다. 영재고 입시문제들도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죠.

 

 

4. 부실 공사가 문제입니다.

 

부실공사가 문제입니다. 중등 수학을 공부한 학생들 대부분은 뼈대를 대충 세우고 넘어옵니다. 흔들흔들 합니다. 고등수학 상, 하 과정 시작하고나서 꽤 오랜 시간을 뼈대 세우는데 시간을 쓰게 됩니다. 뼈대가 다 세워지고나면, 벽돌을 쌓게 되는데, 우리가 이미 시간을 많이 썼기 때문에 초조한 나머지 벽돌도 대충 세우고 넘어갑니다. 

 

즉, 고등수학 상, 하까지 기초공사를 하긴 했는데 벽돌이 제대로 안 채워져서 구멍이 뚫려있는 상태입니다. 또, 부실공사죠. 이렇게 기초공사를 하고 그 위에 높이 쌓을 수 있을까요? 조금만 쌓아도 무너지겠죠? 

제가 과장한 것 같지만, 실제로 제가 고등수학 상, 하를 5권 공부하고 난 뒤에도 상태가 저랬습니다. 제가 워낙 공부 습관이 나빴던 탓도 있지만, 고등수학 상, 하를 마쳤다고 얘기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상태가 저렇습니다. 그리고 다음 진도로 넘어갑니다. 

 

저 상태에서 아무리 수1, 수2, 미적분을 반복해서 쌓으려고 해봤자, 제대로 쌓을 수 있을까요? 

 

 

5. KMO로 마무리하는 기초 공사

KMO의 시험 범위는 고등수학 상, 하 + 중등 기하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문제 난이도는, 우리가 평소에 보던 문제보다 훨씬 복잡하고, 깊은 이해를 요구합니다. 즉, KMO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고등수학 상, 하 내용이 완성 됩니다. 부실 공사로 비어 있던 벽돌도 채우고, 벽돌과 벽돌사이를 메워서 굉장히 튼튼한 기초공사가 완료됩니다. 

 

이렇게 탄탄하게 기초공사가 마무리 되고나면, 그 위에 쌓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높이 쌓을 수 있습니다.

 

6. KMO를 안해도 되는 경우?

KMO를 안해도 잘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선행을 크게 하지 않아도 잘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어떤 과정을 공부하면 그 과정을 굉장히 탄탄하게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개념 부분을 꼼꼼히 읽고, 충분히 고민하고, 문제를 풀기 시작합니다. 많은 문제를 풀지 않아도, 개념을 충분히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은 KMO를 하지 않고 넘어가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분명 존재하긴 하지만, 그게 나일 가능성은 굉장히 낮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문제를 빨리 풀고 넘어가기 바쁘고, 개념의 확장은 커녕 그 문제에서 가르쳐주는 내용 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7. KMO를 시작했더니 너무 힘들어 한다면?

고등수학 상, 하 또는 중등 기하에 부실 공사가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분명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고 KMO로 바로 넘어오셨을거에요. 이 때, 고등수학 상, 하랑 중등기하를 처음부터 복습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부실 공사가 있다고 해서, 처음부터 다시 공사를 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KMO 공부를 남들보다 더 많이, 오래 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힘든 걸 버티다보면 어느 샌가 구멍이 메꿔집니다. 비어있는 벽돌 구멍을 다 메우고 나면, 그 때서야 공사를 제대로 마무리 할 수 있습니다.

 

 

 

8. 그래서 KMO를 꼭 해야 할까요?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꼭 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부실공사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물론 기초공사만 하다가 시험보러 갈 수는 없으니, 시간이 너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KMO는 최소한으로만 하고 영재고 입시 대비나, 선행 공부를 해야겠죠. 

 

 

9. 결론

KMO 공부가 대학 전공 수학 처럼 완전 새로운 내용이 아닙니다. 우리가 배운 고등수학 상, 하 + 중등 기하의 개념을 확장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개념을 확장해두면,

1. 영재고, 과학고 입시 준비를 할 때도 엄청 유리합니다

2. 영재고, 과학고, 자사고 등의 1학년 수학 내신을 볼 때도 엄청 유리합니다.

3. 수학1, 수학2, 미적분 등의 선행 나갈 때도 엄청 유리합니다.

 

KMO를 안해도 잘 된 케이스가 있다면서, KMO가 필요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초 공사가 얼마나 튼튼한지 생각해보시면, 내가 KMO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판단 하실 수 있을거에요.

 

 

 

 

P.S 

 

KMO에는 대수, 정수, 기하, 조합 4개의 파트가 있습니다.

 

대수는 90%정도가 고등수학 상, 하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확장합니다.

정수는 50%정도는 중등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확장하고, 나머지 50%는 새로운 이론을 배웁니다. 그래서 초반에 더 힘듭니다. 
(요새는 중등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확장하는 유형이 훨씬 많이 출제 됩니다.)

기하는 70% 정도는 중등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확장하고, 30%정도는 새로운 이론을 배웁니다. 

조합은 80% 이상이 고등수학 하에서 배우는 경우의수, 순열, 조합으로 해결 됩니다. 나머지 20%만 새로 배웁니다.

 

KMO 1차 시험을 통과하는 건 새로 배우는 이론을 얼마나 잘 하는지 보다, 기존의 개념을 얼마나 잘 확장하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