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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 KMO 시험의 역사

 

 

1. KMO 시험이란?

 

한국 수학 올림피아드 (Korean Mathematical Olympiad) 즉, 수학 경시대회입니다. 현존하는 수학 경시 대회 중 가장 난이도가 높고, 공신력이 있는 경시대회입니다. 영재고, 과학고를 목표로 하거나, 수학에 자신 있는 학생이라면 한 번 쯤은 도전해보는 시험입니다. KMO 에서 수상했다 = 수학을 잘한다 라고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2. KMO 시험의 역사

KMO 시험은 1987년에 처음 시작했고 원래는 IMO 국가대표를 선발하기 위해 고등부만 응시하던 시험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97년 부터 중등부가 만들어졌습니다. 국가대표를 뽑는 시험인 만큼 여러 경시 대회 중 가장 위상이 높은 시험입니다. 

 

중등부의 경우 고등학교 입시, 고등부의 경우는 대학입시에서 가산점을 굉장히 크게 받았습니다. 

과학고만 있던 시절과, 영재고가 생긴지 얼마 안 된 시점 (2011년 까지)는 특별전형이라는게 존재했고,

가산점이 굉장히 커서 KMO에서 수상하면 고등학교 입시는 내신이 약간 안좋아도 프리패스 통과가 가능했습니다.

 

2011년 이후 가산점이 폐지 되었지만, KMO 수상 = 수학을 잘함 = 영재고 합격확률이 높음 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일찍부터 영재고를 목표로 공부하거나, 내가 가지고 있는 수학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싶은 학생들이 많이 응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전에 비해 응시 인원이 많이 줄긴 했지만, 학생 수의 감소도 원인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피크를 찍었던 2009년 쯤에는 KMO 1차 응시 인원이 19000명 정도 되었는데, 현재는 4~5000명을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심해짐에 따라 20, 21, 22년에는 KMO 1차 시험이 온라인으로 치뤄졌습니다.  그리고, 영재고에서 의대를 지원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영재고의 인기가 줄고, 그에 따라 KMO에 대한 인기도 조금은 줄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요소들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KMO 1차 시험 문제들이 과거 시험들에 비해 난이도가 확실히 낮아져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습니다.

 

* KMO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경우는, KMO 공부를 해본 적이 없거나, 수상을 못했거나, 또는 KMO를 가르치지 않는 학원인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KMO를 경험해본 입장에서 자신있게 말슴드릴 수 있습니다. 수학 실력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공부, 최상위권을 검증하기 위한 가장 공신력 있는 시험이 KMO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3.  KMO 1차, 2차 시험

KMO 1차 시험은 주관식 단답형. KMO 2차 시험은 주관식 서술형 시험입니다. KMO 1차 시험에서 전국 동상 (약 10%), 또는 지역 동상 (지역마다 다름) 의 경우, KMO 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합니다. 

 

둘 다 따로 시상을 하지만, KMO 1차에서 받은 상은 크게 인정받지 못합니다. 역사적으로도 1차 시험은 KMO 2차 시험 응시자의 자격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이었기도 하고, 답만 맞으면 되는 KMO 1차 시험에 비해, 논리가 완벽해야 점수를 얻을 수 있는 2차 시험이 훨씬 깊이가 깊습니다. (그렇다고 KMO 1차 시험에서 은상 이상 받는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은상 이상은 보통 2년 째 공부하는 친구들이 받습니다.)

 

아래는 역대 KMO 1차 수상 커트라인입니다. 기출 문제는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KMO 공식 홈페이지 

 

역대 KMO 1차 전국상 커트라인 (출처: 나무위키)

 

4. KMO 공부의 트렌드 

KMO 1차 시험은 예전 부터 쭉 5월 전후로 치뤄졌습니다. KMO 2차 시험은 원래 9월에 치뤄졌었는데, 고입, 대입에 가산점이 반영되지 않고 나서부터 11월로 미뤄졌습니다. 2달 미뤄진게 KMO를 준비하는 전략에 큰 변화를 만듭니다. 

 

예전에는 KMO 2차가 9월에 있다면, 5월에 1차 시험이 끝난 후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2차 시험을 미리 대비했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2차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증명문제 위주로 충분히 공부한 후에, 1차 시험은 2~3달 앞두고 바짝 준비하는게 대표적인 전략이었습니다. 

 

현재는 KMO 2차 시험이 11월로 바뀌면서, 1차 시험이 끝나고 2차 시험을 공부할 여유가 있습니다. 또, KMO 응시 인원이 줄면서, KMO 1차 통과 인원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이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KMO 1차 시험 준비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보통 전년도 9월부터 그 해 5월까지는 주관식 단답형에 집중해서 KMO 1차 시험을 대비합니다. KMO 1차 시험에 통과하고 나면 그 때 부터 2차 시험을 5개월 동안 바짝 준비해서 통과하는 전략이죠. 

 

 

5. KMO 1차 시험 범위의 변화

KMO 1차 시험은 현재 고등수학 상, 하 + 중등 기하의 극심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교육과정을 벗어난 이론들을 사용하는 문제들도 자주 출제되었으나, 2016년 이후 중등 수학 범위에 가깝게 출제한다는 얘기가 공식적으로 언급되면서 대부분의 문제가 고등수학 상, 하 + 중등 기하 범위안에 들어옵니다. 초등 경시처럼 생긴 문제들도 나오구요. 물론 범위가 그렇다는거지 난이도는 아주 어렵습니다. 단순히 선행했다고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 많지 않습니다. 

 

 

6. 학원가의 변화 

KMO라는 시험 자체가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시중교재로 한계가 있고, 가르치는 선생님의 실력이 굉장히 중요해서, 학원 의존도가 높습니다. KMO 응시 인원이 피크였던 2009년에는 KMO 학원 강의실 하나에 7~80명씩 꽉 차있을 정도고, 유명한 학원들 실력있는 선생님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KMO에 대한 수요가 예전 보다 줄어들고 학원들이 대형화 되었습니다. 실력 있는 신규 강사의 유입은 거의 없고, 기존에 실력 있는 선생님들도 은퇴하시거나 다른 수요가 많은 과목으로 옮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KMO를 가르칠 수 있는 학원 또는 선생님은 많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합격생들에게 물어보면 KMO 공부가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얘기합니다. 실제 프라이빗노트에서 최근에 합격시킨 수십명의 학생들도 전부 KMO 공부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KMO를 가르치지 못하는 학원들 또는 KMO 수요가 많이 없는 학원들에서는 KMO가 필요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KMO 공부하지 않고 영재고 또는 과고에 합격한 극소수를 예로 들면서요. 가르치려면 노력은 굉장히 많이 들지만, 거기에 비해 효과는 크지 않거든요.

 

 


이번 글에서는 KMO라는 시험이 처음 시행된 이후로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제가 중학생일 때가 2004년이니, 제 학창시절에는 KMO가 가장 전성기 였을 때였습니다. 평생 해왔던 공부 중에서 KMO 공부가 가장 재미있었고,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만들어준 공부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KMO가 다시 과거의 인기를 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