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입시칼럼] 영재고는 2학년 때 지원해보는 게 좋을까?

 

이번 글에서는 영재고에 관심 있는 분들이, 경험 삼아 2학년 때 써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영재고는 중1 때부터 지원이 가능하다.

 

영재고는 다른 특목고와 달리 중학교 1학년부터 지원이 가능합니다. 중1 때 합격하는 경우는 몇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물며, 중2의 경우 전체 합격자 중 체감상 5% 내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확한 통계 자료가 없어 제 경험을 바탕으로 추측한 수치입니다.)

학교는 입학도 중요하지만, 입학 후 얼마나 잘하느냐도 매우 중요합니다. 조기 입학한 경우 내신 성적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실력이 뛰어나 합격한 친구들은 입학 후에도 상위권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적응하지 못한 친구들은 휴학을 하고 따로 준비한 뒤 이듬해 복학하기도 합니다.

일찍 입학해서 내신 성적을 잘 받지 못하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지원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1년 더 준비해서 입학하는 것보다 오히려 불리한 선택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한국과학영재학교(한과영)에서 카이스트로 진학하는 경로는 성적이 다소 낮아도 가능하며, 학과 선택도 유연해서 메리트가 있습니다.

 

자소서, 추천서 연습을 해보고 싶다?

 

영재고는 한 번에 단 하나의 학교에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중3 때 지원할 때 자소서나 추천서가 미흡하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열심히 공부했더라도 시험조차 볼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이런 걱정 때문에 중2 때 서류 작성 연습 삼아 지원해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억해두면 좋을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영재고는 중3의 경우 1차 전형에서 문제가 없다면 (내신에 B가 많거나, 생활기록부가 부실하거나, 추천서가 별로이지 않다면) 합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반면, 중2는 1차 전형에서 떨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중2를 떨어뜨리는 이유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지만, 중3에게 기회의 우선순위를 주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며, 중2는 생활기록부에 내신 성적이 없고 기타 활동 면에서도 중3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한과영, 대구영재고, 서울영재고는 중2가 정성껏 지원하면 1차 전형 합격 가능성이 비교적 높습니다.

대전영재고는 위 학교들보다는 어렵지만, 나머지 학교들에 비하면 1차전형 통과는 유연한 편입니다.

나머지 영재고는 중2 1차 전형 합격이 대체로 어렵습니다.

물론 나머지 학교에서도 중2가 합격하는 경우가 가끔 있긴 하지만, 그 수가 워낙 적어 합격자들의 공통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반면, 서울영재고는 중2 합격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 학교지만, 고등 KMO 수상자조차 중2 때 지원했다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즉, 중2 합격은 절대 장담할 수 없습니다.

 

2학년 지원했을 때의 장점?

 

중2 때 지원했을 때의 장점은 1차 전형을 통과하면 2차 시험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2차 시험을 한 번 경험해보는 것은 꽤 큰 의미를 갖습니다. 실제 시험을 체감해 보면 "1년만 더 열심히 하면 붙을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고, 스스로 공부 방향을 잡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학원이 정해준 대로만 따라가게 되기 쉽죠.

다만, 이 경험을 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만약 합격까지 하게 된다면 당연히 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입학 후 내신 성적 관리가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면 휴학이라는 최후의 보루도 있습니다. 휴학을 하게 되면 후배 기수와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되는데, 교내에서 받는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2학년 지원했을 때의 단점?

 

영재고를 대비하는 학생들의 실력은 중2 때 올림피아드 공부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향상됩니다. 하지만 막상 영재고 입시 과정인 창의수학이나 창의과학을 준비하면서 실력이 크게 늘기보다는 다양한 유형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을 많이 쏟게 됩니다.

한창 올림피아드에 집중해서 실력을 키워야 할 시기에 자소서를 쓰고, 추천서를 받으러 다니며, 심지어 어떤 학교는 조졸자격시험까지 봐야 해서 그 준비에 정신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중2 때 경험 삼아 지원한다는 분들도 "혹시 모르니까 이것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올림피아드 대신 영재고 입시 공부에 더 치중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꼭 올림피아드가 아니더라도, 선행 학습이나 심화 과정을 밟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커리큘럼이 모두 꼬여버릴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몇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1. 운 좋게 합격하면 다행이지만, 떨어질 경우 커리큘럼이 엉망이 되어 다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할 때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2. 학교에서 받는 시선이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교무실에 가면 선생님들이 "니가 2학년에 영재고 지원한다는 애구나?"라는 눈초리로 쳐다볼 가능성이 크고, 그런 기대감을 안고 학교를 다니다가 떨어지면 그 부담감이 상당합니다.

3. 서류 전형에서 떨어지는 경험의 트라우마가 생각보다 큽니다. 중2 때 떨어진 뒤에는 "중3 때도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감이 더 커져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2학년 지원은 누구에게 추천할까?

 

만약 중1 때 KMO 2차에서 은상 이상을 수상했고, 물리 또는 화학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면, 저는 중2에 영재고 지원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 경우 이미 실력이 충분히 갖춰진 상태라고 볼 수 있으며, 입시 준비를 마무리하고 중2 때 영재고에 도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위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지만 중2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면, 한과영(한국과학영재학교) 지원을 권장합니다. 한과영은 중2의 서류 통과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고, 합격 후에도 내신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입니다.

 

 

2학년 최종합격이 어려운 이유

 

중2는 서류 합격뿐만 아니라 최종 합격도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지역우선선발 제도 때문입니다. 이 제도는 해당 지역에서 일정 인원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인데, 문제는 정원 대비 우선선발 비율이 매우 높고, 많은 학교에서 중3만 우선선발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즉, 중2 입장에서는 우선선발 정원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남은 정원 내에서 경쟁해야 하며, 이로 인해 합격이 더 어려워집니다. 다만, 서울영재고나 대구영재고는 중2도 우선선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2가 지원하기에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서울영재고는 시험 문제 자체가 워낙 어려운 탓에 예외적인 요소가 있긴 합니다.)

반면, 한과영(한국과학영재학교)은 우선선발 제도가 아예 없기 때문에 중2가 지원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조재학 대표 소개

- 도 경시대회 1등

- 과학고 2등 졸업

- 포스텍 전자전기 + 수학 복수 전공

- 포스텍 전액 장학금 + 삼성 장학금

- 서울대 전기정보 박사과정 (AI 연구)

- 프라이빗노트 대표

지방에서 공부하면서 정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런 시행착오들을 극복하고 나서 돌이켜보니, 내가 왜 그렇게 바보같이 공부했을까 하는 아쉬움과, 내가 알려주면 다른 아이들은 나처럼 고생하지 않고도 잘 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저는 공부를 일찍 시작했고, 타고난 승부욕 때문에 시행착오를 그렇게 겪고도 원하는 목표를 대부분 이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으면 좌절하거나 포기합니다. 충분한 재능이 있음에도요. 반대로, 시행착오를 피하거나 극복할 수 있게 조금만 도와주면, 아이들은 날개 달린 듯 성장합니다. 아이들 또는 학부모님들이 그 성장에 깜짝 놀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