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법] 매번 쉬운 수업만 들을 수는 없습니다. (어려운 수업을 극복하는 방법)

아이들, 학부모님들이 꼭 봤으면 하는 내용이라 칼럼임에도 공지로 안내드립니다.

 

1. 아이들이 공부하는 이유

 

제가 매번 글에서 언급합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시작하고 좋아하게 된 이유는,

- 공부를 하면 칭찬 받을 수 있으니까.

- 내가 다른 아이들 보다 잘하니까

 

두 가지 이유가 가장 크다구요.

 

2. 갑자기 공부가 어렵고 재미없는 이유

 

2-1

공부가 점점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 가장 큰 건 '내 비교 대상'이 점점 잘하는 아이들로 바뀝니다.

지역에서 가장 잘하는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기 시작하고, 전국에서 뛰어난 친구들과 경쟁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그 안에서 잘하고 싶어 하고, 칭찬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마음처럼 안되니 결국 공부가 재미 없어지죠.

 

공부를 재밌어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다른 아이들보다 공부를 잘할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지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일찍부터 알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뒤늦게 알게 된 친구들도 있습니다.

 

늦어도 그 방법을 깨닫기만 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저는 1년 만에 불가능해보이던 영재고 합격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1년만에 서울대 합격하는 친구들 얘기는 종종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들의 공통점입니다.

 

2-2

공부가 쉽고 재밌으려면, 지금 배우는 내용의 70%는 아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즉 30%를 배우기 위해 공부하는 거죠.

원래 하던 대로 쭉 공부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는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가기 위해 학원을 바꾸거나, 반을 바꿉니다.

그러면 아는 내용이 갑자기 50% 미만으로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동시에 경쟁하는 '내 비교 대상'들도 더 잘하는 친구들로 바뀝니다.

 

3. 저의 경험담

 

저도 수도 없이 겪었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2개의 케이스를 소개해보겠습니다.

 

3-1. 2살 많은 형들 수업에 갑자기 들어갔을 때

 

어릴 때 저는 대부분 혼자 공부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지역 경시대회에서는 매번 1~2등을 했었고, 영재원 같은 곳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나도 제가 잘하니까 항상 자신감에 차있었죠.

 

근데, 어느 날 엄마가 갑자기 저를 붙잡고 동네에서 잘하는 형들이 다 모여 있는 학원에 데려갑니다. 시험을 봤었는지, 상담을 했었는지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2살 많은 형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반에 들어갑니다. 정석 수업 주 2회, 경시 수업 주 1회를 하는 반이었습니다.

 

정석 수업은 많이 하고 들어갔기 때문에 눈으로 봐도 이해가 되는데, 근데 경시 수업은 올림피아드 수학의 지름길 (이하 올수지) 중급에서 중간쯤 있는 기하 단원을 수업하는데, 정말 한 줄도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옆에 형, 누나들은 다 이해하고 보고 있는 것 같고, 선생님이 발표해보라고 하면 다들 나가서 발표도 잘하는데.. 저는 발표시킬까 봐 눈 피하기 바빴습니다. 그 나이 때 2살 많은 형들은 엄청 무서운 존재기 때문에 말도 못 걸고, 물어보지도 못하고 구석에서 조용히 공부했었죠.

 

7~8개월 정도 공부하니, 그 형들이 고등학교를 가면서 제가 듣던 경시반은 없어지고, 저보다 1살 많은 경시반에 들어가게 됩니다.

또 올수지부터 시작하는데, 분명 하나도 이해 못 했던 올수지인데, 제가 그 반에서 제일 잘합니다. 반도 이해 못 한 내용이지만, 어쨌든 저는 한 번 봤던 내용이니까요.

 

대단한 노력을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시험 보면 맨날 꼴찌랑 가깝고, 발표하라고 하면 하나도 못했었는데, 단지 7~8 개월 동안 포기하지 않고 들었고, 두 번째 반복한다는 이유만으로 제일 잘하게 된 거죠.

 

 

3-2. 서울 학원에 대입 면접 수업을 들으러 갔을 때

제가 다니던 시절 과고는 한 달에 한 번 2박 3일 동안 집에 보내줍니다. 그때 집에 안 가고 서울에 가서 대입 구술면접 수업을 들으러 갔습니다. 서울 애들은 매주 주말마다 나와서 듣지만, 저는 한 달에 한 번 가서 듣기 때문에, 한 달 치를 2박 3일 동안 녹화본으로 봐야 했습니다. 그때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도 없고, 녹화본을 듣고 싶으면 학원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열어서 봐야 하기 때문에, 녹화본을 들으려고 해도 꼭 학원에 가야만 했습니다.

 

강의를 처음 켰는데, 진짜 전부 외계어처럼 생겼더라고요. 제가 그래도 나름 고등 KMO 까지도 열심히 공부했었는데, 대학교 1학년 미적분학 내용과 2학년 해석학 내용이다 보니, 모르는 이론과 처음 보는 기호가 너무 많더라구요. 처음 켰을 때는 정말 한 줄도 이해 못 했습니다.

 

서울 애들은 이런 걸 어떻게 다 이해하지? 싶은 자괴감도 엄청 컸습니다. 태어나서 그 정도로 이해가 안 가는 수업은 처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당장 내일 내려가야 되고, 강의는 분량이 16시간인데, 하나도 이해 못 하는데 어째야 될까요?

 

결국 그냥 받아 적었습니다. 살면서 무언가를 이해 못 하고 그냥 아무 생각도 않고 베껴적은 건 그 때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16시간치를 2일동안 열심히 베껴적고 그리고 기숙사로 돌아옵니다.

 

베껴적은 걸 눈으로 쭉 보는데, 그래도 하나도 이해가 안 갑니다.그래서 또 연습장에 베껴 적었습니다. 두 번 베껴적고나니, 분명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던 풀이가, 내가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으로 구분되기 시작합니다. 또 한 번 더 적고 나니, 이제는 모르는 부분이 점점 이해 가기 시작합니다. 두 달쯤 뒤에는, 그런 유형의 문제들은 가지고 놀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참고로 저는 필기하는 걸 정말 싫어합니다. 노트에 풀이 정리하는 것도 엄청 싫어하고요. 눈으로 보고 이해하면 머릿속에 외워지는데, 뭐하러 적어?라는 거죠. 근데, 하나도 이해 안 가는 걸 공부하니까, 할 수 있는 게 적는 것 밖에 없더라고요. 눈으로 보면 이해가 안 가던 게, 반복해서 적다 보면 점점 이해가 됩니다.

 

베껴적을 때, 한 문제만 여러 번 베껴적는게 아니라, 한 세트가 있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베껴 적고, 또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베껴적어야 합니다. 다른 문제에서 똑같은 방법이 나오는 걸 보는 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아주 많이 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어려운 공부를 마주쳤을 때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이겨내는 의지입니다. 사실 저는 의지보다는 자존심(?), 습관(?)에 가까웠습니다. 올수지 공부할 때부터, 어려운 공부도 하다 보면 언젠간 되는구나라는 걸 경험해서 알고 있거든요.

 

 

4. 아이들에게 하는 조언 (1)

 

분명 영재고 가는 과정, 그리고 대학 입학하는 과정까지 몇 번의 고비를 만날 거예요. 그 고비는 여러분이 머리가 나빠서 그런 것도 아니고, 다른 아이들이 너무 똑똑해서도 아니에요. 단지, 나는 레벨을 건너 띄어서 잠시 힘든 거고 적응하면 금방 잘하게 됩니다.

 

한 번 과거를 돌이켜보세요. 정말 과거의 공부들이 쉽기만 했었는지. 중학교 들어와서 함수, 그래프를 처음 배우고, 이차방정식에서 근의 공식, 이차함수 등등 그리고 에이급 수학에서 A스텝 풀 때의 막막함. 근데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지금 하고 있는 그 공부도, 지나다 보면 금방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단지, 여러분 옆에 잘하는 친구들이 있어, 그 친구들 때문에 초조함을 느껴서 불안한 것뿐이에요. 초조하고, 불안하면 더 많이 공부하세요. 잘하는 친구들보다 2배 3배 더 공부해야죠. 일주일에 수업 듣는 시간 제외하고도 2~30시간은 공부해야 합니다.

 

학교 등하굣길,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밥 먹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등등 시간은 많습니다. 그때 공부하세요. 자기 전에도 공부하고, 눈 뜨면 공부하세요. 놀지 말라는 건 아니에요. 스트레스는 풀어야죠. 근데 놀 거 다 놀고도 우리에게 시간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5. 아이들에게 하는 조언 (2)

 

분명 잘하고 싶고, 그게 맘처럼 안 돼서 스트레스 엄청 받을 거예요. 근데 받는 스트레스에 비해, 공부하는 양이 부족하다는 것도 스스로 알고 있을 거예요. 우리는 왜 잘하고 싶고, 못하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으면서도 공부를 충분히 안 할까요?

 

노력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래요. 만약 서울대 합격 조건이 새벽 6시에 100번만 일어나는 거예요. 누구나 다 일어날걸요? 근데, 6시에 일어나서 공부해봤자, 변화가 생길 거라는 확신이 없으니, 노력을 안 하는 거죠. 공부가 효율이 잘 날 때는, 안 시켜도 공부가 하고 싶어 져요. 근데 쳐다보고 있어도 풀리지도 않고, 이해도 안 가는 공부는 30분만 지나도 재미가 없죠.

 

근데, 레벨을 건너 띄는 시점에서는 그런 효율 적인 방법이 잘 없어요. 솔직히 저는 노는 걸 엄청 좋아해서, 공부는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데도, 레벨을 건너 띄는 시점에서는 무식하게 공부하는 방법밖에 없더라고요.

 

 

5-1

일단 적으세요. 여러 번 반복해서 적으세요. 그래야 보여요. 풀이에서 모르는 이론이나 공식이 20%만 섞여 있어도, 그 풀이 전체를 모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누구보다 잘 알아요. 근데 적다 보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자연스럽게 구분되고, 우리는 모르는 20%를 이해하는데만 집중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20%도, 다른 문제들과 비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될 때가 많고요.

 

반복만큼 좋은 공부방법이 없어요. 우리가 70% 이상 이해할 수 있으면, 그때부터는 눈이랑 머리로 공부해도 되는데, 그게 아니라면 일단 적으면서 반복하세요. 솔직히 70% 이상 이해 안 가면, 눈이랑 머리로 아무리 봐도 내 거 안되는 거 이미 경험해서 알고 있잖아요?

 

5-2

이제 내가 모르는 부분이 뭔지 알았으면, 그 부분에만 집중하세요. 내가 모르는 이론, 기호 등이라면 찾아보고 질문하세요. 대부분은 내가 과거에 배웠는데 까먹었거나, 정말 기호일 뿐인데, 내가 배운 적이 없는 기호라서 어렵게 느끼는 거예요. 요즘은 세상이 좋아서, 구글에 검색하면 대부분 나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내가 모르는 거 물어보려고 있는 존재예요. 물론 선생님한테 가서 이 문제 하나도 이해 안 가요 처음부터 설명해주세요. 같이 물어보면 선생님도 싫어해요. 내가 충분히 고민해서 모르는 부분이 명확해지면, 그 때 가서 물어보세요. 선생님 이 기호가 뭔지 몰라서 문제를 이해를 못하겠어요, 이 이론이 뭔지 몰라서 풀이가 이해가 안가요 처럼, 내가 뭘 모르는지 구체적으로 질문하세요.

 

5-3

관련된 주제를 조금 쉬운 책, 동영상 강의 등을 찾아서 공부하세요. 지금 다니고 있는 학원 숙제도 다 못하고 가는데, 새로운 문제집 풀 시간이 어딨냐고요? 어차피 못 풀 숙제에 시간 쏟을 바에는, 일단은 뭘 배울 생각을 하세요. 뭘 알아야 문제를 풀죠. 내가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시점부터는, 문제를 고민해서 푸는데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하지만, 그전까지는 최대한 배우는데만 집중하세요. 내가 스스로 못 푼다고 스트레스받지 말고요.

 

5-4

시간을 늘리세요. 지금 충분히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충분히의 기준은 내가 목표를 달성했냐입니다. 내가 분명 우리 반에서 1등 하고 싶은데, 내가 1등이 아니라면 30시간을 공부해도 충분히 공부하고 있지 않은 거예요. 50시간, 60시간으로 늘려야 하는 거죠. 공부하는 시간은 그대로이면서, 더 잘하고 싶다는 건 진짜 부끄러운 생각이에요. 그런 욕심내는 건 진짜 부끄러워해야 돼요. 공부하는 시간 안 늘릴 거면, 그냥 목표를 포기하세요. 여러분보다 잘하는 사람들은, 여러 분 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있어요.

 

5-5

여러분이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노력을 더 하지 못했던 건 방법을 모르거나 확신이 없기 때문이에요. 학원 수업을 들으면서 다른 동영상 강의나 책을 더 공부하는 방법, 일단 모르면 여러 번 베껴적는 방법, 모르는 내용은 구글에서 찾아보거나 선생님한테 질문하는 방법을 몰랐거나 확신이 없는 거죠. 노력하는 방법을 모르니, 공부하는 시간도 늘릴 수가 없었을 거고요.

 

장담하는데, 지금 어려워하는 공부 관련해서 일주일 내내 5~60시간씩 연습장에다 베껴적기만해도, 2~3주만 지나도 말도 안 되게 실력이 늘어있을 거예요.

 

5-6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그리고 앤드루 와일즈가 증명한 일화는 다들 책으로 봐서 알고 있을 거예요.

여러분 보고 아래에 나와있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라고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처음 30분은 신나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그 뒤로는 해볼 수 있는 게 없으니 계속 멍 때리지 않을까요?

 

누구나 똑같습니다. 사람은 문제를 풀 때, 알고 있는 걸 활용해서 푸는데, 해 볼 수 있는걸 다 해보고 나면 멍 때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가끔은 멍 때리다가 풀리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은 내가 아는 게 부족해서 못 풀 때가 많습니다.

 

앤드루 와일즈도 마찬가지였겠죠. 근데 앤드루 와일즈는 저 문제만 하루 종일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최신 수학 이론들을 엄청 공부했습니다, 단순히 공부한 게 아니라 손에 익어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엄청 연습했다고 합니다.

그래야 페르마 마지막 정리를 푸는데 응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최신 수학 이론을 활용해서 증명하는 데 성공한 건 알고 있죠?

 

지금 안 풀리는 문제를, 무조건 오래 붙잡고 스트레스받는 게 최선이 아닙니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다른 문제집이나, 동영상 강의 등에서 내가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더 공부하세요.

그 내용들을 완벽하게 이해하면, 내가 원래 풀려던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릴지도 모릅니다.

 

5-7

모르는 걸 해결하기 위해, 학원을 추가로 다니는 건 멍청한 짓입니다. 새로 다닌 학원은 내가 뭘 모르는지 관심 없고, 알고 있는 걸 하루 종일 가르쳐주거나, 새로운 모르는 걸 추가해줄 뿐입니다. 모르는 걸 해결하려면, 스스로 고민하고 찾아보거나, 선생님께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나를 만나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나를 이렇게 잘 알지 싶을 거예요.

여러분이 지금 힘들어하는 고난은, 저도 겪었고, 누구나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수도 없이 겪습니다.

고난을 한, 두 번만 스스로 극복하고 나면, 그다음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아직 그 한, 두 번을 스스로 극복해본 경험이 없을 뿐이에요.

꼭 당장 극복 안 해도 되니, 그냥 버티기만 하세요.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더 빨리 해결하고 싶다면, 제가 위에서 언급한 방법을 믿고 따라 해 보세요.

분명 고마워할 날이 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