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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어는 집 팔아도 안된다?

 

영어 단어 외우는 방법 설명회를 하다 보니,

이제는 국어 공부에 대한 글까지 쓰고 있습니다 ^^;

영어와 국어는 제 전문 분야가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영역 안에서는

조금씩 방향을 제시해드리려 합니다.

국어와 영어는 생각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거든요.

저는 여러분들이 수학과 과학에 더 몰입했으면 하기에...

 

 

 


수능시험의 트렌드부터 이해하자



정시에서 수능 100%로 대학을 갈 수 있게 되면서,

정시 올인, N수생들이 폭발했고 그에 따라 수능은 변별력을 강화할 수단을 찾아야 했습니다.

수능 출제를 어렵게하는 요인 중 하나는,

교과범위를 벗어나는 방법을 활용해서 쉽게 풀리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기본적으로 문제의 복잡도를 높여서 시간싸움을 하게 만듭니다.

즉, 수능 시험은 실력보다는 시간 부족과의 싸움이 되어버렸습니다.

또, 유달리 어렵거나 복잡한 킬러문제를 넣어놓고 그 문제를 푸는지 여부로 변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1타 강사들의 중요성이 확 강조되기 시작했죠.

자료와 테크닉 싸움이 되어버렸어요.

특히 극단적 난도의 킬러문제가 들어가면서

그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여부가 상위권을 가르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 시기부터

자료와 풀이법, 즉 테크닉의 가치가 폭발적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1타 강사들의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수능 준비가

내용 이해 싸움이 아니라 자료·테크닉 싸움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물론, 실력만으로 극복하는 학생들도 있고, 자료와 테크닉을 배우더라도 충분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영재고 학생들이 의대갈려고 수능볼 때, 수학 공부에는 거의 시간을 안쓰죠.

같은 일타강사의 수업을 들어도 성적은 천차만별이구요.

 

 

 


수학·과학이 오히려 테크닉이 필요하다.



물론 수학과 과학은 개념 이해와 응용력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극상위권을 목표로 한다면

- 빠르고 정확한 풀이 루틴

- 문제 유형별 접근법

- 시간 배분 전략

이런 테크닉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이건 대부분의 학생이

혼자 공부하면서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개념은 최대한 빠르게 이해하고

1타 강사의 사고법과 풀이법을 흡수하고

고난도 문제를 지속적으로 훈련하는 방식

이 전략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아이들 물리 가르칠 때 수능 문제 잘 안 씁니다.

문제를 푸는 동안 개념의 본질에 대한 이해보다는

계산하다가 지치는 느낌입니다.

 

 

 


다들 왜 국어에 겁먹는가?



국어가 어렵다는 인식이 박힌 것도, 수능 국어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부터입니다.

한글말을 읽고 쓰고 이해할 수 있냐를 묻는게 아니고,

한정된 시간 안에 긴 글을 얼마나 잘 소화해내는지를 묻습니다.

문제는 지문의 길이가 너무 깁니다.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초등, 중등 자녀를 키우시는 학부모님들은 기회가 된다면 서점에서 수능 국어 기출문제집 쭉 훑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지문의 길이가 어마어마하게 길어졌습니다.

가끔은 지문의 길이를 살짝 줄이고서는,

보기를 엄청 헷갈리게 적어놓기도 합니다.

비문학의 경우는 엄청 어려운 전공지식들을 넣어놓고 문제풀이를 시킵니다.

이과생들은 유리할거 같지만, 이과생들도 과학을 물/화/생/지 중에 선택하는데,

물리/화학을 공부한 학생한테 지구과학 전공 지문이 나오면 뭐 크게 다를게 없습니다.

즉, 시간이 모자랄 수 밖에 없게 만들어 놨습니다.

여기서 수학/과학과의 차이가 있습니다.

국어 지문을 빠르게 읽고 해석하는 테크닉이 존재할까요?

제가 국어 1타 강사가 아니라서 모르는 걸 수도 있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짧은 기간동안이라면,

수학, 물리를 빨리 풀게 만드는거보다, 국어를 빨리 풀게 만드는게 훨씬 어려울거에요.

이래서 국어는 집을 팔아도 안된다라는 얘기가 나오는거에요.

수학, 물리 같이 어려운 과목이라도 사교육으로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한데,

국어는 사교육의 효율이 엄청 떨어지는거죠.

고2까지 수학, 과학만 신나게 하다가,

고3 와서 갑자기 단기간에 이런 긴 국어지문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라고 한다면 저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봅니다.

특히 국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더더욱요.




상위 학교 내신은 수능을 쫓아간다



의대를 많이 보내는 학교들의 내신 시험은 수능 트렌드를 쫓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이 수능따로 내신 따로 공부해야 되기 때문에 부담이 너무 크거든요.

그러면 결국 학교 내신 국어도 엄청 어려워지겠죠.

그러니 학교다니면서도 국어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국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수학, 과학을 잘하는데 국어를 잘하는 아이도 있고,

수학, 과학을 잘하는데 국어에서 비문학만 잘하는 아이도 있고,

수학, 과학은 잘하지만 국어는 아예 못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저는 글을 읽고 처리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설명회에서 매 번,

감각기관에서 받은 정보를 뇌에서 한 번 더 처리하지 않으면 금방 휘발된다라고 강조드리고 있습니다.

어릴 때 책 읽는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통 글을 읽으면 이미지화를 잘 시킵니다.

저는 반대로 이미지화를 전혀 못시켜서 글로된 책을 읽는 걸 굉장히 꺼려했습니다.

내가 경험하거나 봤던 장면들은 상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전혀요.

예를들면 해리포터도 첫 장 읽고 포기하는 걸 다섯번 쯤 하다가, 영화를 보고나서야 읽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논리 구조화는 잘 시켰기 때문에, 글을 읽고 논리구조화가 되는 건 잘 안 까먹었습니다.

수학 문제도 한 번 이해한 건 왠만해서는 안 까먹었던거 같습니다.

그러니 비문학 지문에는 엄청 강하고, 문학 지문에는 엄청 약하죠.

그래도 지문이 짧으면 지문과 문제를 여러번 왕복하는 걸로 극복이 가능했고,

학교 내신 정도는 이미 수 많은 문제집을 풀어서 대부분의 문제들은 지문은 안 읽어도 풀 수 있었죠.

수학, 과학을 잘하는데 국어를 잘하는 아이 -> 이미지화, 논리 구조화를 둘 다 잘 할 가능성 높음.

수학, 과학을 잘하는데 비문학만 잘하는 아이 -> 논리 구조화만 잘 할 가능성 높음.(저 같은 ... 수학, 물리만 좋아하는 ...)

수학, 과학은 잘하지만 국어를 아예 못하는 아이 -> 텍스트를 눈으로 보는 수준에서 다 읽었다고 생각하는 아이.

단순 텍스트로 받아들이면 금방 휘발됩니다.

지문이 짧으면 자주 왕복하는 걸로 해결이 되는데, 요즘 수능 지문 보는 순간 느꼈습니다.

아 이건 이미지화나 논리 구조화가 안되는 애들은 극복할 수가 없구나를요.

아이가 기분 좋을 때 대화를 한 번 나눠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림 없는 글을 읽을 때, 상상을 하면서 읽는지, 논리 구조를 따지면서 읽는지, 아니면 그냥 아무생각없이 읽고 한줄 요약하는지를요.

이건 스스로의 뇌에서 벌어지는 일이라서 누가 대신 해주거나 테크닉을 알려줘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본인이 맘먹고 훈련하면 충분히 극복가능하다고도 봅니다.

단순히 문제를 많이 푼다고 될 일은 절대 아닙니다. 지문을 읽을 때 눈이 아닌 뇌가 동작하는게 습관화 되어야 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게 도움이 되는 아이들의 공통점

 

 

글을 읽을 때 상상속에서 이미지화가 되는 친구들은 책을 많이 읽는게 도움이 된다고들 합니다.

반대로 저 같은 사람들은 책 읽는거보다 문제집 푸는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책은 스스로 생각해야 하지만,

문제집은 내가 생각할 수 있게 질문을 던져주거든요.

 

 

 


제가 국어를 가르친다면?

 

 

제가 국어를 가르친다면 오히려 저같은 학생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게,

자꾸 이미지화 하도록 유도할 거 같습니다.

글을 빨리 읽고 많은 문제를 풀기 보다는,

지문 한 문단씩 곱씹으면서 어떤 장면이 상상이 되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졌고,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등등,

문단 하나에서 최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유도할거에요.

이걸 문제집처럼 주면 답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이 엄청 재미없어하고 안하려고 합니다.

근데 수업 분위기를 엄청 밝고 가볍게 만든 다음에,

정말 아무 얘기나 편하게 할 수 있게 하고,

지문을 읽으면서 최대한 상상력과 논리추론을 유도할거에요.

반대로 수업이 끝나면 문제를 엄청 많이 풀어오게 숙제로 내줄거에요.

 

 

 


영/과고 학생이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수능이 메인인 고등학교에서는 내신 국어도 수능을 쫓아 어려울 수 밖에 없지만,

영재고/과학고는 국어 때문에 발목잡힐 일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대학을 원하는 만큼 못간다면, 그건 수학/과학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영/과고 떨어지면 어떻게 하냐구요?

그 때 까지 수학/과학 열심히 해뒀으니, 그 때부터 국어를 몰입하면 되죠.

저라면 영/과고 까지는 내신을 제외하고는 국어 쳐다도 안보다가,

만약 영/과고 떨어지면 몇 달 동안 국어/영어만 공부할거 같습니다.

지문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연습을 엄청 할 거 같아요.

 

 

 


문해력 이슈랑은 전혀 다른 이야기



위에서 쓴 글은 의대를 위한 극상위권의 국어 공부 방법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언론에 나오는 문해력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 입니다.

어린 아이들의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보통

1. 단어를 잘 모른다 (예시를 보면 꼭 잘 쓰지도 않는 한자어 ...)

2. 글 읽는 걸 힘들어한다.

인데,

저는 초등학교 때 시험을 안봐서 생기는 문제라고 봅니다.

초등학교 때 중간/기말이 있고 그 대비를 위해 문제집 몇 권만 풀어도,

살아가는데 필요한 언어능력은 충분히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그마저도 안하니... 생기는 문제인데,

어린 아이의 문해력이 걱정되시면 빠작 국어 문제집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수능 1등급 얘기랑은 다른 얘기입니다.

*하지만, 빠작 국어만으로도 어느 정도 기본기를 갖출 수 있고, 좋은 선생님과 함께한다면 충분한 대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의대 열풍 속에서 정시에 수능이 100% 반영되는 세대에서,

의대 지망생들에게는 국어가 분명 위협적인 존재였습니다.

다만 이제 입시가 바뀌고 있어,

수능 국어 출제가 지금 추세를 따라갈지는 의문입니다.

너무 어릴 때부터 국어에 겁먹는다거나 국어에 시간투자 많이하시는 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